우리나라 통큰 기부의 대명사 이중근 회장

대기업 오너가 직접 쓴 일제강점기 36년의 생생한 역사서가 나왔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3)이 편년체 역사서 ‘미명(未明) 36년 12,768일’을 출간했다고 부영그룹은 10월 29일 밝혔다. 이 책은 이 회장이 설립한 출판사 우정문고를 통해 나왔으며, ‘6·25전쟁 1129일’, ‘광복 1775일’에 이은 이 회장의 세 번째 역사서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10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편년체 역사서 ‘未明 36년 12,768일’ 출판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미명 36년 12,768일’ 출판기념회… 책을 통한 문화기부
정운찬 전 총리 “널리 읽혀져 분명한 역사인식 갖게 되길”

‘미명(未明) 36년 12,768일’은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에서부터 1945년 8월 14일 광복 전야까지 1만2768일간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 편년체에 사건을 나열하는 식의 우정체로 기술한 역사서다.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이중근 회장을 비롯해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 정운찬·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정현 국회의원(새누리당), 송희영 건국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등 각계 명사 3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중근 회장은 인사말에서 “역사는 모순과 함께한다. 목적을 위한 해석이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축사를 통해 “사업하시는 분이 이렇게 방대하고 훌륭한 책을 펴내 놀랍다.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읽혀져 역사인식을 더 분명히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황식 전 총리는 “요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나라가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데 역사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이 책에서 바른 역사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심 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이중근 회장님은 대한노인회 부회장으로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상 구현에 큰 뒷받침을 했다”고 한 후 “소명의식을 갖고 제작한 이 책이 편향된 역사인식을 바로 잡아주고 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중근 회장은 젊은 세대가 우리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을 돕고자 지난 2013년과 지난해 각각 출간한 ‘6·25전쟁 1129일’과 ‘광복 1775일’ 보급에 힘써왔다.
특히 ‘6·25전쟁 1129일(상·중·하)’ 요약본은 100만부를 대한노인회에 기증하는 등 지금까지 800만부 이상 보급됐고 영문으로 번역돼 참전국과 참전용사에게 보급되고 있다. 이중근 회장은 책 머리말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와 절망의 끝자락에서 다시 일어선 위대한 역사의 승리다. 끝나지 않은 전쟁의 실체를 확인해보는 과정은 이 시대의 요청이다”고 적었다.
한편 이중근 회장은 40여년간 임대주택 건설 사업을 통해 주택 시장 안정과 주거복지 개선에 기여하면서 경로당을 비롯 전국의 대학교와 각급 학교, 보건소 등 150여곳에 기숙사·도서관·체육관 등 교육시설과 복지시설을 기증해오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개국의 초등학교 600여곳에 디지털피아노 6만여대와 칠판 60만여개를 무상으로 지원했고, 캄보디아·라오스 등에서는 태권도 훈련센터 건립을 도왔다. 이와 함께 2010년 자신의 아호(雅號)를 따서 설립한 ‘우정(宇庭)교육문화재단’을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13개국 대학생들에게 5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9월, 제21회 ‘인간상록수’로 추대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