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0대 총선 최우선 공약으로 대한노인회가 끈질기게 요구해온 ‘노인복지청 신설’을 내세우면서 노인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각각 기초연금 인상과 노인일자리를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노인 민심잡기에 나섰다.

새누리당, 노인청 신설‧노인일자리 확대 등 총선공약 발표
더민주 “기초연금 인상”… 국민의당 “노인일자리 수당 두배로”

이번 총선은 60대 이상 유권자가 1000만명에 육박하면서 노인들의 선택이 총선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2016년 2월 현재 60세 이상 인구는 974만명에 달한다. 19대 총선 등 최근 선거에서 60세 이상 투표율이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았던 점을 보면 이번 선거에서도 노인의 표심이 ‘여대야소’ 혹은 ‘여소야대’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 교섭단체인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타 연령층보다 유독 노인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3월 11일 노인복지청 신설과 노인 의료비정액제 기준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단계적 인상, 어르신 일자리 79만개 창출을 골자로 하는 20대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노인복지청을 만들어 현재 15개 중앙부처로 나뉜 노인 복지 업무를 단일화해 노인 복지와 일자리 문제 등의 정책을 총괄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노인복지청 신설은 대한노인회가 130만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입법 청원서를 제출한 사안이다.
또 맞춤형 노인복지센터인 시니어행복센터를 16개 광역시·도에는 2곳씩 짓고 세종시에는 1곳을 건립하겠다는 약속도 담았다. 이와 함께 노인교육지원법을 제정해 국가와 지자체가 노인교육단체와 노인대학 설립‧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보조한다는 방침도 제안했다. 현재 노인들의 주 관심사의 하나인 노인일자리도 현재 38만개에서 연간 10만개씩 늘려 4년 뒤에는 79만여개로 확충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더민주는 단계적으로 기초연금을 차등없이 3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3월 9일 더민주가 발표한 기초연금 공약을 살펴보면 현재 소득하위 70%인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10~20만원씩 차등 지급되고 있는 기초연금을 올해 안에 20만원 균등 지급으로 개선하고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민주는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법도 함께 제시했다. 공약대로 30만원씩 지급하려면 2018년 기준으로 약 18조7000억원이 드는데 현 제도를 유지할 때와 비교해 6조4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더민주는 법인세 인상을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3월 16일 정호준 의원의 입단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국민의당은 노인일자리 참여 수당을 월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높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기초생활수급자와 국민연금수급자의 기초연금 연계를 폐지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2배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여야가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 대한노인회 관계자들은 노인복지청 신설과 노인일자리 확대는 환영했지만 기초연금 인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노인복지청 신설 공약의 경우 이번에 처음 제시된 것이 아니라 국회에 법안이 계류돼 있는 만큼,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황긍택 전북 군산시지회장은 “노인들의 염원이 담긴 노인복지청 신설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노인인구 680만명의 5%만 할 수 있는 노인일자리 같은 경우 수당을 올리기보다 최소 4배 이상 일자리를 늘려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성보 경기 동두천시지회장은 “노인복지청과 일자리 증대는 반드시 필요하고 실현 가능성도 높지만 기초연금 인상안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거부 경북 울진군지회장도 “여야가 제시한 공약이 대부분 구체적이지 못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서 “민심을 반영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