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팀 선수들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남성부 결승전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인천 강화’팀에 11-12로 뒤진 상황. 이때 대전 대덕팀 4번 선수가 친 볼이 골폴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2점을 획득한 대전 대덕팀은 결국 최종 점수 13-12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최신남 주장과 선수들은 얼싸안고 짜릿한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 지난 6월 24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제16회 대통령기 전국 노인게이트볼대회가 1500여명의 함성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는 남녀 65팀(남 40, 여 25)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남녀 우수선수에 대전 한준근, 광주 박복순씨 영예
대진 운에 울고 웃고… 인천 남성 두 팀 준결승서 만나
강호들 대거 탈락… ‘서울 영등포’ 등 다크호스 활약

스파크 타격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우승을 견인한 한준근 선수는 대회 ‘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그는 “3개월 넘게 매일 6시간씩 연습했던 성과가 빛을 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시각, 옆 코트에서 벌어진 여성부 결승전도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광주 남구’팀은 종료 1분을 남겨놓고 ‘부산 사하구 을숙도’팀에게 9-11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광주 남구팀 1번 선수에게 ‘완료’(볼을 골폴에 맞추는 것) 찬스가 왔다. 성공하면 2점을 얻어 ‘내용승’(동점일 경우 게이트 통과, 골폴 통과가 많은 팀이 승리)을 하는 상황. 이윽고, 스틱을 떠난 볼이 골폴에 정확히 맞았고, 광주 남구팀 선수들은 환호했다.
여성부 우수선수는 광주 남구팀의 모든 작전을 총괄한 박복순 선수로 선정됐다. 그는 “오늘이 내 생일인데, 하늘에서 선물을 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로써 지난 6월 24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제16회 대통령기 전국 노인게이트볼대회 남녀 우승팀이 가려졌다.

▲ 제16회 대통령기 전국 노인게이트볼대회가 열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은 선수 500여명의 열기로 뜨거웠다. 사진의 대회장의 전경.

이날 오전 10시, 비가 간간이 오는 가운데 개회식이 열렸다. 박평원 일산서구지회장의 힘찬 노인강령 낭독 후 우일덕 덕양구 지회장이 대회선언을 해 성대한 막을 열었다.
최 성 고양시장은 환영사에서 “고양시는 어르신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100세클럽’ 운영을 비롯해 경로당별 비상안전물품 보급, ‘신바람나는 경로당’ 사업을 추진하는 등 어르신들에게 효도하는 지자체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꽃보다 아름다운 고양시에서 추억을 쌓아 가시라”고 말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대회를 열기까지 도움을 준 모든 분들과 대회에 참가해 준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오늘을 계기로 운동에 더욱 관심을 갖고 건강을 되찾아 부양받는 노인이 아닌 사회를 책임지는 어르신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진엽 복지부장관의 축사를 대독한 이재용 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정부는 어르신들이 건강을 되찾아 후세에 경험과 지혜를 전수하도록 지역사회 노인시설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말씀을 경청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위한 정책을 개발해 전개하겠다”고 전했다.
선재길 고양시의회 의장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게이트볼뿐 아니라 다양한 체육시설을 더욱 확충하고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양시에 머무는 시간들이 즐겁고 유익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정재호 국회의원은 “제20대 국회는 초고령화사회를 앞둔 현실을 감안해 예산편성 시 노인복지를 위한 예산을 우선순위로 배치하는 합의를 이뤄가고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고, 유은혜 국회의원은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개막식 후 내외빈과 선수 등 총 1500여명의 함성 속에 고양예총 민간예술단 광개토사물놀이팀 등이 축하공연으로 대회의 열기를 더했다. 마침 아침부터 내리던 비도 그치며 경기를 위한 최상의 여건이 갖춰졌다.
이번 대회엔 전국 게이트볼 65팀(남 40, 여 25) 선수 500여명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경기 예선은 남녀 팀별 링크전으로 치러졌다. 이와 함께 대한노인회 대 고양시의 이벤트성 번외경기가 벌어졌다. 대한노인회 측은 이 심 회장과 부회장 4명, 고양시 측은 최 성 시장, 선재길 의장, 고양시 3개 구 지회장이 한 팀이 돼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내리던 비도 그쳐 쾌적… 다크호스팀 돌풍에 놀라

▲ 타격 전 볼의 방향을 계산중인 선수.

이어 예선을 거쳐 본선 진출한 남성 14팀, 여성 9팀이 토너먼트로 각각 격돌했다. 대진은 추첨을 통해 결정됐는데, 이에 따라 팀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남성부의 ‘부산 금정’팀, ‘고양 일산동구’팀은 부전승을 거두며 손쉽게 8강에 안착했다. 여성부 본선은 8강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팀 수가 홀수인 관계로, 두 팀은 미리 경기를 치르고 승리해야 8강에 합류할 수 있었다. 좋지 않은 대진운의 주인공은 ‘충북연합’팀과 ‘제주 서흥’팀이었다. 하지만 충북연합팀은 준결승까지 오르며 저력을 발휘했다.
인천연합회도 대진에 대한 아쉬움이 진했다. 선전하던 ‘인천 계양’팀과 ‘인천 강화’팀이 남성부 준결승에서 맞닥뜨린 것.
김용관 인천연합회 업무부장은 “그간 자체 선발한 선수들로 팀을 꾸려 내보냈지만, 조직력의 강화를 꾀해 올해 처음 지역팀들을 대표로 출전시켰다”며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면서도 두 팀이 결승이 아닌 준결승에서 만나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성부 본선 첫 경기에선 ‘부산 동백팀’과 ‘부산 사하구 을숙도’팀이 만났다. 경기에서 승리한 부산 을숙도팀 최춘자 선수는 “친한 선수들과 일찍 붙어 아쉽지만, 승부인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우승후보가 대거 탈락하는 이변도 속출했다. 지난 대회 남성부 우승팀 ‘경남 합천’팀은 예선 탈락했고, 강호 ‘경남 거제’팀은 본선 1차전에서 패배했다. 항상 입상권의 전력을 자랑하던 강원의 여성팀들은 본선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그 빈자리는 다크호스들이 메웠다.
당초 8강진출이 목표였던 ‘서울 영등포’팀은 양승두 주장을 필두로 똘똘뭉쳐 남성부 준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준결승전에서도 우승팀인 ‘대전 대덕’팀을 만나 9-9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는 등 다음 대회에 대한 가능성을 보였다.
평균 70대 후반의 선수로 구성된 ‘전남 곡성’팀은 남성부 본선 첫 경기에서 지난해 전국 노인건강대축제 게이트볼 우승팀 ‘강원 영월 쌍용’팀을 꺾으며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8강에서 ‘인천 강화’팀의 거센 기세에 눌려 7-22로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대회 주관 자격으로 출전한 고양 덕양구지회 남녀 팀들은 당초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으나, 모두 본선에 진출하며 개최지의 자존심을 지켰다. 차기 대회 예정지인 세종특별자치시는 남녀팀은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응원단만큼은 ‘세종시 화이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열띤 응원을 펼쳐 이목을 끌었다.
한편 이 심 회장을 비롯한 내외빈들은 대회 전날인 6월 23일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하우스 웨딩홀에서 전야제를 갖고,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고양시는 2008년 제8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다.
이번 대회에는 이 심 대한노인회장을 비롯해 서원석 부회장, 박병용 대구연합회장, 황영하 경기연합회장, 김광홍 충북연합회장, 강갑구 전남연합회장, 김성헌 서울연합회장, 문우택 부산연합회장, 김경현 인천연합회장, 오병채 광주연합회장, 이철연 대전연합회장, 염수환 울산연합회장, 김완식 강원연합회장, 신안철 충남연합회장, 김두봉 전북연합회장, 박영일 경북연합회장, 신희범 경남연합회장, 강경화 제주연합회장, 한종률 세종특별자치시 직할지회장, 고양시 우일덕 덕양구지회장, 정순현 일산동구지회장, 박평원 일산서구지회장 등 전국 시·군·구 지회장 76명, 대한노인회 임원단, 최 성 고양시장, 정재호·유은혜 국회의원, 이병해 서울시의원, 이재용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 민경선 경기도의원, 선재길 고양시 시의회의장 및 시의원, 정해선 경기도게이트볼협회장, 김운성 고양시게이트볼협회장 등이 참석해 대회를 빛냈다.

▲ 남성부 우승을 차지한 ‘대전 대덕’팀 선수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 하는 모습.

▣단체상
◇우승 (남)대전 대덕팀 (여)광주 남구팀
◇준우승 (남)인천 강화팀 (여)부산 사하구 을숙도팀 ◇3위 (남)서울 영등포팀, 인천 계양팀, (여)대구 달서구지회 A팀, 충북연합회팀 ◇장려상(5위) (남)고양 일산동구팀, 부산 금정구 금정팀, 세종팀, 전남 곡성군 A팀, (여)서울 도봉팀, 고양 덕양팀, 부산 사상구 동백팀, 울산 남구팀 ◇질서상 경기연합회 ◇화합상 제주연합회 ◇입장상 충북연합회
▣개인상
◇우수선수상 (남)대전연합회 한준근 (여)광주연합회 박복순 ◇장수상 (남)박태중(1928년생) (여)박숙자(1932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