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회장이 죽어가던 한 어르신을 구한 얘기가 최근 알려져 화제다.
경기 고양 일산동구지회(지회장 이상국) 숲속마을1단지경로당 박영길<사진> 회장은 지난해 11월 초, 경로당 사무장으로부터 “평소 경로당에 잘 나오시던 서병헌 어르신이 일주일째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걱정스럽다”는 말을 들었다. 순간 박 회장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서 어르신이 40여년간을 부인 없이 홀로 지내왔고, 평소 막걸리를 즐기는 애주가인 점 등을 미뤄봤을 때 자칫 큰일을 당한 채 방치된 상태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곧바로 사무장과 함께 서 어르신 댁을 찾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잠금장치뿐만 아니라 특수 잠금장치마저 걸려 있어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박 회장은 관할경찰서지구대에 출동을 요청했다. 곧 풍사지구대 경찰관 2명이 달려왔고 박 회장은 이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경찰들은 곧 열쇠전문가를 불러 문을 열었고, 박 회장은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집 안으로 들어간 박 회장은 깜짝 놀랐다. 서 어르신이 미동도 하지 않고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실망감에 젖어 서 어르신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그런데 그 순간 서 어르신의 아랫배가 희미하게 움직였다.
박 회장은 경찰에게 119 구조요청을 부탁했고, 서 어르신은 곧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동국대병원으로 후송될 수 있었다. 병원으로 후송되기 전 박 회장은 서 어르신의 휴대전화 주소록을 뒤져 경기 수원의 아들과 파주의 동생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 후 2개월간 병원과 요양원에서 진료를 받은 서 어르신은 현재 정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고양 일산동구지회 노영일 경로부장은 “자칫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서 어르신이 같은 노인인 박 회장의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건졌다”며 “이는 ‘노인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경로당 회장의 ‘관심’이 한 노인의 생명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