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30일,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국내 고령친화산업의 부진 원인을 진단하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2회 한국고령친화산업포럼이 열렸다. 사진은 김용환 대한노인회 사무총장 등이 토론을 벌이는 모습.

이 심 회장 “고령친화산업이 성장하면 수입 위주 시장 판도 바뀔 것”
정경배 전 보사연 원장 “저임금 국가 제품과 경쟁해 불리한 상황”
조경훈 ‘포럼’ 대표 “고령친화산업과 노인복지 융합해야 일자리 창출”

이날 포럼에는 대한노인회 이 심 회장, 정우택 국회의원, 박창식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 조경훈 한국고령친화산업포럼 대표, 정경배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홍옥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 등 내빈이 함께했다.
이 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포럼은 고령친화산업이 국가성장동력 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중요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며 “고령친화산업이 활성화 돼 국내 680만 노인들에게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가 개발된다면 수입에 의존하는 현재 시장의 판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훈 한국고령친화산업포럼 대표는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노인복지 예산의 생산적 운영’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방안으로 고령친화산업과 노인복지의 융합을 통해, 제2세대 노인(베이비부머로 미래 노인세대)의 요구와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내빈들의 축사 후, ‘한국 고령친화산업 부진 원인과 활성화’를 주제로 고령친화산업의 현재 모습과 흐름에 대한 강연과 토론이 진행됐다.
기조강연에 나선 정경배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국내 고령친화산업은 2020년에 이르면 125조에 이르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의 흐름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소기업에 적합한 직종이 태반이고, 저임금 국가와의 경쟁에도 취약해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정경배 원장은 이어 “하지만 인구 고령화, 베이비부머 은퇴 본격화 등으로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시장 수요는 더욱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령친화산업 전체 시장의 34.6%(지난해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8개 분야 19개 전략품목 관련 시장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령친화산업 전략품목은 정부가 고령친화도, 투자유발효과 등을 감안해 산업전략부문을 8대 분야로 구분하고, 다시 시장성·국제경쟁력·공공성 등을 고려해 선정한 19개 품목을 말한다.
분야별 전략품목으로는 요양산업(재가요양서비스), 기기산업(휴대형 다기능 건강정보시스템 등 3개), 정보산업(홈케어 등 3개), 여가산업(고령친화 휴양단지), 금융산업(역모기지제도 등 2개), 주택산업(고령자용 주택개조 등 2개), 한방산업(한방보건관광 등 4개), 농업(고령친화 귀농교육 등 3개) 등이 있다.
정경배 원장은 “전략품목을 중심으로 산업 전체의 시장 규모를 키워나가기 위해선 품목별로 복지·보건의료·주택·문화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 2부엔 좌장인 황진수 한성대 명예교수(대한노인회 선임이사) 진행으로 선우덕 박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주제 발표와 함께 김용환 대한노인회 사무총장,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산업대학원 교수, 양영애 인제대 대학원 고령친환산업학과 교수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선우덕 박사는 정부가 2006년부터 5년마다 보완해 수립하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설명하며 “올해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 제3차 계획을 통해선 IT연계 스마트케어 활성화, 고령친화산업 수출지원체계 강화, 고령친화 제품·서비스의 표준화 및 인증 활성화 등 고령친화산업의 새로운 산업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용환 대한노인회 사무총장은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한데 묶는 정부의 대책을 꼬집었다.
김용환 사무총장은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는 인구문제라는 측면에서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영역이므로, 두 문제를 분리해 대책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베이비부머들의 윗세대인 1세대 노인들이 시장 소비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원인도 분석했다. 그간 축적한 자산을 자녀들에게 투자하는 형태로 노후대책을 세웠으나, 자녀 세대의 부진으로 소비자로서의 구매력이 떨어지게 돼 산업이 침체에 빠지게 됐다는 것.
김 사무총장은 이런 이유들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고령자들은 절대 경제력이 떨어지는 세대가 아니다”라며 “노인을 비노동 인력으로만 치부하는 사회의 시각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 후엔 주제 발표자, 토론자들과 포럼 참석자들간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