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화순군지회 소속의 무지개댄스노인자원봉사클럽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남도 주최 댄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춤 실력이 뛰어나다.

남녀 10커플, 부부도 3쌍…전남 지역 무대로 공연
블루스․지르박․라인댄스에 휠체어 탄 노인들 환호

전남 화순에 명물이 생겼다. 노인 댄싱팀이다. 화순군 노인들이 이들이 추는 춤을 따라 출 정도이다. 대한노인회 전남 화순군지회 소속의 무지개댄스노인자원봉사클럽(코치 이기욱․이하 무지개댄싱팀) 얘기다. 지난 10월 9일, 화순읍에 위치한 하니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재가노인을 위한 잔치’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 무지개댄싱팀이 지르박․차차차․블루스 등 평소 갈고닦은 춤 솜씨를 선보이자 참석자들이 몸을 흔들며 흥겨워했다.
이기욱(72․화순읍 칠충로) 코치는 “광주 지하시장에서 단체로 맞춘 화려한 댄스복을 차려입고 춤을 추자 300여명의 주민이 박수치며 같이 몸을 흔들며 흥겨워했다. 특히 휠체어 앉은 노인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봉사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서울에서 건설현장소장을 하다 5년 전 딸 부부를 따라 화순에 들어왔다.
무지개댄싱팀은 2013년 3월에 창단했다. 화순군에 거주하는 남녀 각 10명씩, 10개 커플로 구성됐다. 부부도 3팀이 있다. 팀이 구성되기 전에는 회원 각자 노년을 즐기기 위한 취미생활로 노인복지관에서 리듬댄스 등을 익혔다. 그러던 중 대한노인회 화순군지회로부터 자원봉사 권유를 받고 댄싱팀을 만들었다. 60대 후반~70대 후반이며 남자 회원들은 면장, 공무원 출신 등이다. 이들은 한달에 3~4회 동면하나복지센터, 소향원, 무지개요양병원 등 화순의 노인요양시설과 진도․보성․목포 등 전남의 도시에서 공연을 펼친다.
선홍기(73)․박순자(70)회원 부부는 아내가 먼저 춤을 배웠고 건강이 좋지 않았던 남편에게 건강회복을 위해 춤을 배우도록 권한 경우다. 선씨는 “부부가 취미생활을 같이 하면 장점이 많다. 다투었다가도 손을 맞잡고 연습하다보면 잊어버리고 다시 웃는 등 사이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유종배(76)․박부길(76) 두 회원은 “팀 활동 전에는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고 사는 재미가 없었는데 춤을 추고 나자 하루가 즐겁고 짧게 느껴질 정도로 삶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3번(월․수․금) 하니움실내체육관에 모여 박영미 화순군 체육연합회 지도강사로부터 춤을 배운다. 박자가 빠른 곡이나 360도 회전 등 몸동작을 크게 요구하는 안무는 되도록 자제하고 노인에게 알맞은 박자와 곡을 선정해 연습한다.
댄싱팀의 막내격인 정정자(65)씨는 “춤을 추는 회원 대부분은 마음이 젊다. 몸이 마음먹은 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지만 연습을 꾸준히 하면 나중엔 잘 표현하게 된다. 무대 위에서 실수를 했을 때 관객들은 잘 모르고 우리끼리 웃고 넘어 간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클럽 운영비와 체육연합회의 도움을 받아 의상 등을 구입하거나 교통비, 식사비용 등을 해결하지만 20명이 움직이는 데에는 부족하다. 회원들은 1만원씩 회비를 모아 모자, 티셔츠 등 공연소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이동에 필요한 차량. 현재는 회원 소유의 승용차를 사용하고 있다.
조규봉 전남 화순군지회장은 “군민 모두가 지회의 자랑거리인 무지개댄싱팀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분들의 멋지고 활기찬 춤이 노인들의 심리적․육체적 건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