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백석2동 흰돌13블럭경로당 우종호(74) 회장은 2년 전 경로당 공과금(전기‧도시가스‧상하수도요금)을 감면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전력을 방문했다. 신청방법은 복잡하지 않았지만 증빙서류 준비가 번거롭고 혜택도 적을 거라 여겨 나머지 도시가스와 상하수도요금은 신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일산동구청과 대한노인회 일산동구지회에 도움을 받아 나머지도 신청하면서 매월 3만원의 운영비를 절감하게 됐다. 우종호 회장은 “노인복지법에서 보장하는 경로당 공과금 감면 혜택을 받게 돼 경로당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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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로당에서 사용하는 전기·도시가스·상하수도 요금 등 공과금을 감면해주고 있지만 알고도 신청하지 않는 경로당이 많아 이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경로당에서 전기요금 계량기를 확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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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법상 사회복지시설로 등록된 경우 공과금 감면 가능
경로당 적극 신청할 필요… 공동주택의 경우 개별 계량기 달아야
노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을 통해 경로당 공과금을 감면받을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많은 경로당이 해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산동구가 한전, 지역 가스공사 및 상하수도사업소와 협의해 일괄 대리 신청을 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노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전기사업법’에 따른 전기판매사업자,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전기통신사업자 및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른 도시가스사업자는 경로당에 대하여 각각 전기요금·전기통신요금 및 도시가스요금을 감면할 수 있다”, “‘수도법’에 따른 수도사업자(수도사업자가 지방자치단체인 경우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말한다)는 경로당에 대하여 수도요금을 감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제37조의3항(경로당에 대한 공과금 감면)이 신설됐다. 이를 바탕으로 한전과 각 지역 도시가스‧상하수도 사업소는 사회복지시설로 등록된 경로당에 대해 공과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산동구의 경우 한국전력에서 사용요금의 20~31%, 서울도시가스공사에서는 사용요금의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고양시상하수도사업소에는 월 최대 1만4280원까지 요금을 감면해주는데 1만원이 나온 경우 요금이 0원이고 2만원일 경우는 1만4280원을 뺀 5720원만 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청절차가 노인이 하기엔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 그동안 많은 경로당에서 혜택을 보지 못했다. 공과금 감면을 위해선 각 기관별로 신청서를 작성해야하고 경로당 등록필증 사본, 경로당 고유번호증 사번, 요금고지서 등의 증빙서류도 챙겨야 한다. 또한 개별 개량기가 없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별도의 개량기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이로 인해 많은 경로당이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대한노인회 경기도 A지회 관계자는 “매년 경로당에 공과금 감면 신청을 독려하고 있지만 직접 신청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신청을 꺼리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또 충북 B지회 관계자 역시 “상세히 절차를 설명해주고 서류 준비도 도와줘도 혜택이 적을 거라 여겨 거들떠보지 않는 곳도 많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일산동구에서도 최근까지 일부 경로당만 혜택을 보고 있었다. 신청이 저조한 원인이 다소 번거로운 절차라는 것을 파악한 일산동구청은 이를 간소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관계 사업자인 한국전력 고양지사, 서울도시가스 경기지사, 고양시상하수도사업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경로당 어르신을 위한 공과금 감면 신청서를 마련했다. 기존 복잡한 감면 요금제와 생소한 문구를 보다 용이하고 간결하게 바꿔 1장짜리 안내문으로 구성한 뒤 일산동구지회 박용만 경로부장 등의 공조 아래 경로당 및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배부했다.
또한 요금 감면을 받기 위해 경로당에서 각종 서류를 직접 준비해서 신청해야 했던 부담을 줄이고자 한전 등 각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구청 담당부서에서 경로당으로부터 최소한의 서류(대행신청서, 경로당 등록필증 사본)만 접수받아 대신 신청하는 ‘요금 감면 대행 신청 제도’를 진행해 보다 많은 경로당의 요금 감면 신청을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관내 146개 경로당 중 별도의 계량기를 갖추지 않은 공동주택에 입주한 104개소를 제외한 42개 경로당이 전부 공과금 감면을 신청했다.
정순현 일산동구지회장은 “대상 경로당 중 20개소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경로당별 연간 전기 14만원, 가스요금 7만원, 상하수도요금 12만원 등 약 33만원의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절차가 복잡하거나 어려워 노인들이 받지 못했던 혜택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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