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병해 시의원에 제출한 자료서 나타나
독감 예방 접종은 실시 한 달도 안돼 평균 80% 육박

11월 2일 서울시가 이병해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현재 서울 시내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은 57.3%을 보였다. 대상자 126만 2000여명 가운데 72만 3000여명이 폐렴구균 예방접종 주사를 맞은 것이다. 이 수치는 폐렴구균 무료접종이 시작된 2013년부터 누적된 것이다.
다른 광역시의 경우도 비슷했다. 울산(61.8%), 대전(60.1%)만 60%를 넘었을 뿐 부산(58.9%), 광주(58.1%), 인천(56.3%) 등도 60%를 밑돌았고 대구는 52.9%로 최저치를 보였다.
이에 비해 충북은 71.9%로 가장 높은 접종률을 보였고 전남 69.9%, 전북 68.4%, 충남 68.2% 등 도(道)지역이 대체로 높은 폐렴구균 접종률을 보였다.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은 환자가 기침할 때 튀는 분비물이나 콧물로 전파되며, 이로 인한 감염증은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발생한다. 폐렴구균은 환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심혈관계 질환 등을 악화시켜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특히 노년층은 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20∼60% 수준으로 매우 높아 위험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3년부터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한 것도 이런 위험성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연중 어느 때나 보건소에 가면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단 한 번의 접종으로 충분하다.
그럼에도 서울시를 비롯해 주요 대도시의 폐렴구균 예방 접종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자체 및 일선 보건소의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2013년 이전에는 의료 기관에서 자비로 예방접종을 했고, 이렇게 이미 접종한 사람들이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해 서울시의원은 “서울 등 대도시가 도지역보다 접종률이 낮은 것은 홍보 부족에도 원인이 있다”면서 “폐렴구균 예방 접종은 노인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보루인 만큼 지자체에서 더욱 열심히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대한노인회 전국 조직을 통해 홍보하면 접종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소에서만 무료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독감 예방접종처럼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폐렴구균 무료접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폐렴구균 무료 접종을 민간 의료기관으로 확대하자는 요구가 있어 이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재정 지출이 늘어나는 부분과 민간으로 확대했을 때의 효과에 대해 전문가 연구를 통해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인 독감 예방접종은 10월 27일 현재 전국의 65세 이상 693만명 중 78.9%인 547만명이 무료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광주가 82.7%로 가장 높았고 제주가 73.8%로 가장 낮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아직까지 접종받지 않은 어르신들에 대해 본격적인 독감이 시작되기 전인 11월 안에 예방접종 받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아직까지 전국적으로 27만명분 이상의 독감 백신이 남아있어, 올해 전체 백신공급은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 11월 15일 전후까지 무료접종이 지속되면 570만명 가까운 어르신들이 접종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1월 15일 병의원 무료접종이 종료된 이후에는 백신 잔량을 지역 보건소로 모아 12월 이후 백신소진 시까지 무료접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