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4일 오후 2시, 경기 김포시 월드메르디앙아파트경로당 여성 회원들이‘그림그리기’교실 강사인 부녀회 회원들과 그림을 그리며 활짝 웃고 있다.

와우! 이 경로당 <2> 경기 김포 월드메르디앙경로당

전국의 우수·모범 경로당을 발굴, 소개하는‘와우! 이 경로당’시리즈를 시작한다. 이 기획은 대한노인회 경로당 중앙지원본부와 함께 진행하며, 경로당 선진화 및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게이트볼·그라운드골프 모임 통해 체력 키워
부녀회와 연계해 치매예방 교육, 이·미용 서비스 

 경기 김포시 월드메르디앙아파트경로당 소속 최용림(71·여) 어르신은 2년 전만해도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지병으로 인한 고충 때문. 하지만 최 어르신은 약 1년전부터 활짝 웃으며 동료 회원들과 함께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경로당을 이끄는 이대영 회장은 “최용림 회원의 경우 경로당에서 실시중인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삶의 재미를 되찾은 것 같다”면서 “회원들이 즐거워지는 곳, 그 회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곳, 그것이 바로 우리 경로당이 지향하는 바”라고 말한다.
4월 16일 오전 10시, 경로당 회원들이 환경정화 봉사 준비에 한창이다. 봉사 코스는 아파트 주변과 인근 도로. 그런데 봉사에 나서는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봉사 도구를 챙긴 회원들이 마지막으로 경로당에서 자체 제작한 조끼를 착용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로당은 연두색 일꾼들로 가득해진다.
이 회장은 조끼를 들어 보이며 “회원들의 머릿속에 ‘우리’라는 개념이 인식되면 동료 회원들이 단순한 ‘옆 집 사람’에서 ‘친구’가 된다. 노인들에게는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렇게 마음을 연 이들은 나서서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우리 경로당 회원들은 봉사에 열정적인 이들로 가득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경로당 회원들은 매주 1회 아파트 주변과 인근 도로변 오물 줍기, 매달 1회 공공기관 청소 등 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자원봉사에 대한 열망이 크다 해도 뒷받침되는 체력이 없다면 이는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월드메르디앙경로당은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게이트볼회(지도 김후봉 부회장)와 그라운드골프회(지도 양승학 고문) 등의 경로당 자체 스포츠클럽 활동을 들 수 있다.
자원봉사활동이 없는 평일 오전 10시~12시 사이 게이트볼회와 그라운드골프회 회원들은 인근 미니축구장을 찾는다.
김후봉 부회장은 “전국 경로당 중 게이트볼회와 그라운드골프회가 자체적으로 조직된 곳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현재 게이트볼 장비 10세트, 그라운드골프 장비 6세트 외에도 미니테니스 장비 4세트, 자동탁구대 와 일반탁구대 각각 1대씩이 구비돼있으며 야외에 나갈 수 없는 회원들은 경로당 내 구비된 런닝머신 등의 기구로 체력단련을 실시한다”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노인에게 자주 발생되는 관절염과 근육통을 예방하기 위한 요가교실도 매주 1회씩 의료보험공단 강사를 초빙해 열고 있다. 또 거동이 힘든 회원들을 위한 한궁, 링 던지기 장비와 수시로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혈압 측정기, 당 측정기 등도 구비돼 있다.
한편 월드메르디앙아파트경로당에서는 회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그림그리기 교실과 노래교실, 이·미용 봉사도 실시된다. 이러한 프로그램 및 봉사는 마을 부녀회와 연계돼 진행된다.
정미선 부녀회장(67)은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활짝 웃으시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힌다.
그런데 상당한 운영비가 드는 프로그램을 다른 경로당이 선뜻 따라 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이대영 회장은 “경로당의 투명성 제고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2년 전 회장직을 맡은 그는 우선 경로당 운영의 내실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회계장부의 철저한 세분화는 물론 월례회, 정기총회 등을 통해 운영비의 사용처를 꼭 밝혔다. 그 결과 허투루 쓰이는 돈이 사라졌고, 회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점차 추가할 수 있었다.
이대영 회장은 “만약 운영비가 남으면 회원들과 함께 선진지 견학을 간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노력 덕에 월드메르디앙아파트경로당은 지난해 우수경로당으로 선정돼 경기연합회장 표창을 수상했다. 이때 받은 상금 100만원도 알차게 사용됐다. 보통 표창금은 강사비 명목으로 수여된다. 그런데 회원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직접 목격한 강사들이 이를 고사함에 따라 47인치 대형 LED TV와 주방 집기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
경기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 박천언 팀장은 “지난해 경로당광역지원센터를 개설하면서 연합회는 ‘투명한, 건강한, 재미있는, 소일거리가 있는 경로당’ 만들기를 표방했다. 이에 가장 부합하는 곳이 월드메르디앙아파트경로당”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