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작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출산장려금 등 영유아를 위 해 쾌척하는 경로당 회원들의 사연이 지역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은 창진경로당 회원들이 취침등을 만드는 모습.

영암군 비래경로당 메주‧조청 생산해 판 수익금 출산장려 위해 써
영주시 창진경로당 취침등 만들어 팔아 영유아 교육을 위해 기부

“젊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어려워서 출산을 꺼려하잖아요. 큰돈은 아니지만 격려 차원에서 번돈을 기부하게 됐습니다.”
전남 영암군 비래경로당 이재호 회장을 비롯한 40여명의 회원들은 2013년부터 경로당 일부를 공동작업장으로 만들어 메주, 조청 등을 생산‧판매해 왔다. 그동안 수익금 대부분은 경로당과 마을 보수에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최근 전남복지재단에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30만원을 기탁한 것이다. 이재호 회장은 “농촌에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그 아이들을 통해 마을 사람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저출산 문제로 국가가 전체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노인들이 영유아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먼저 비래경로당은 마을 활성화를 위해 공동작업장을 차려 메주, 조청, 엿기름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경로당 회원 20명이 조를 짜서 경로당 마당에 솥을 걸어 놓고 콩을 삶고 남의 빈 방을 빌려서 발효시켜 만든 메주를 타지에 사는 친척이나 자녀들에게 홍보해 판매했다. 이렇게 번 수익으로 인근 땅을 임대해 국화를 재배했고 이 과정을 통해 마을도 서서히 활기를 찾았다. 첫해부터 매년 500~1000만원의 수익을 꾸준히 올린 비래경로당은 수익금을 벽화 꾸미기, 창고 리모델링, CCTV 설치 등 마을 환경개선사업과 공동 견학 등에 사용해 왔다.
대부분의 정비가 끝난 후에는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써보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출산장려 모금에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된 농어촌의 저출산 문제 극복에 힘을 보태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모금액은 출산장려 공모사업을 비롯해 한방 난임치료 지원, 다자녀 가정 장학금 지원, 사각지대 가정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등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에 쓰일 예정이다.
이재호 회장은 “우리 마을에도 10세 미만 아이가 1명밖에 안 될 정도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다”면서 “아이 낳는 환경을 만드는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수익금을 꾸준히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시 가흥2동 창진경로당 회원들도 평생학습을 통해 배운 기술로 영유아를 위한 장학금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창진경로당 회원 40여명이 지역 보건소 등의 평생학습교육을 통해 배운 압화공예를 활용해 꽃이 수놓인 ‘취침등’을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한 것이다.
회원들은 화투와 윷놀이로 시간을 보내는 경로당 문화를 개선하고자 2014년부터 치매예방은 물론 자기개발에 도움이 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해 왔다. 이를 통해 압화공예 등을 익힌 회원들은 지난겨울 노인들도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는 취침등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겨울 농한기를 이용해 취침등 제작에 나선 회원들은 40여명이 공동 제작에 나섰다. 이 기간 매일 경로당에 나온 회원들은 하루 2~3시간씩 투자해 성인 남성 손바닥 만한 LED 취침등 위에 알록달록한 꽃을 새겼다. 이렇게 탄생한 200개의 취침등은 지역 단체와 기업에서 구입해갔다. 이로써 창진경로당은 총 100만원의 성금을 조성했고 이를 영주시인재육성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창진경로당 이복호 회장은 “평생학습 교육을 통해 이 나이에도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됐고 손주세대에게 배움의 기회를 물려주고자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