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실버회’가 대한노인회 필리핀지회로 인정받아 기쁘다.”
4월 28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위치한 한인교회 새생명교회. 이곳에서 대한노인회 필리핀지회 창립기념식이 열렸다. 김춘배(77) 필리핀지회장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현지 교포노인들의 자생적 단체인 마닐라실버회가 대한노인회 필리핀지회로 바뀌게 됐다는 얘기다. 회원은 70여명. 대한노인회의 17번째 해외지부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이 4월 28일, 필리핀의 마닐라 새생명교회에서 개최한 ‘대한노인회 필리핀지회 창립기념식’에서 김춘배 필리핀지회장(왼쪽)에게 지회 등록증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했다.

김재신 필리핀 대사 등 100여명 참석
김춘배 지회장 “17번째 해외지부 영광”

이날 기념식에는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을 비롯 서원석 부회장, 선임이사들과 김춘배 필리핀지회장, 김재신 주 필리핀 대사, 박제인 필리핀지회 부회장, 엄익호  전 필리핀재향군인회장, 한상태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명예사무처장, 윤만영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장, 권영근 필리핀경제인총연합회장, 황인수 필리핀 한인실버회 초대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 지회장은 “4년 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대한노인회 고문)이 필리핀 문교부에 디지털피아노 5000대를 전달하는 기증식 자리에서 이 심 회장을 만나 가입 얘기가 처음 나왔다”고 지회 창립 배경을 설명한 후 “창립기념식을 갖게 된 점을 무한한 영광으로 여기며 앞으로 해외지부로서의 임무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심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대한민국 노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필리핀지회가 생긴 건 뜻 깊은 일”이라며 “이 나라에 한인사회를 세우는데 공이 많은 여러분이 애국자인 사실은 분명하며, 앞으로도 젊은이들을 더 사랑하고 그들이 어른을 존경하는 교포사회를 만드는데 지회가 중심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심 회장은 김 지회장에게 등록증을 수여하고 대한노인회기를 전달했다.
축사가 이어졌다. 김재신 필리핀 대사는 “대한노인회 필리핀지회 어르신들이 교민사회에 등불이 돼 주고 있어 감사하며 지회 발전과 어르신들의 복지증진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엄익호 전 필리핀재향군인회장과 한상태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명예사무처장도 필리핀지회의 무궁한 발전과 회원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강세훈 행정부총장의 대한노인회 소개와 기념촬영에 이어 오찬과 축하공연의 순으로 이날 창립기념식을 모두 마쳤다.
필리핀은 71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인구가 1억100만명이다. 이중 외국인이 420만명이며 한국 교포 수는 8만9000여명이다. 필리핀 한인들의 생활 수준은 중상위이다.
일부 교포는 가정부, 운전기사를 둘 만큼 여유 있는 삶을 누리고 있다. 필리핀 국가의 연금혜택을 받는 교포노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