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4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활동지원’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는 2011년 10월 ‘장애인활동보조 지원사업’이 재정비된 제도이다. 수급 대상자는 만 6~65세 미만의 ‘장애인복지법’ 상 1급 장애인으로, 수급자가 지속적인 서비스 지원을 희망하는 경우엔 계속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2013년 1월부터 수급 대상자의 조건을 2급 장애인으로까지 확대하는 대신, 수급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만 65세가 되면 장애인활동지원을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방문 요양·목욕 등)’로 전환한다고 공포했다.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는 만 65세가 된 해당 월의 다음 달까지만 유지된다. 현행대로라면 올해 7월에 만 65세가 되는 김진수씨는 8월 말, 재가서비스로 전환된다.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는 수급자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기본적인 사회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외출이동 보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반면, 재가서비스는 수급자를 방문해 요양·목욕 등을 지켜주는 것으로, 서비스 공간과 내용이 다소 제한적이다. 사실상 사회활동에 대한 보조는 배제되는 것이다.
또 서비스 시간도 감소한다. 최중증장애인의 경우 장애인활동지원 제도로 매달 577시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재가서비스로는 최대 월 110시간의 서비스만을 받게 된다. 김 씨는 경우 70시간만이 보장된다.
그는 “자립 활동에 제약이 생길까봐 벌써부터 걱정된다”면서 “서비스 전환 여부 결정에 대체 왜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뿐만 아니라 고령의 장애인들이 장애인 시설로 되돌아가야만 하는 상황도 우려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국장은 “시설을 경험한 이들은 대부분 장애인시설로 들어가는 것을 꺼려한다. 시설의 열악함에 더해 해마다 각종 비리가 터지고, 인권침해 관련 문제가 불거지는 등 입소자들의 정상적인 생활권 보장이 힘든 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만 65세가 넘은 A씨도 같은 이유로 고민에 빠졌다. 외출 시 항상 소변줄을 차고 다녀야 하는 탓에 활동보조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현재 재가서비스만을 받고 있어 일상적인 활동에 큰 지장을 받는다. A씨는 “몇 년 전부터 노력해 서울 광진구에 삶의 터전을 잡았는데, 이제와서 시설로 돌아가기는 죽기보다 싫다. 그런데 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4월 14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현행 장애인활동지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서비스 수급자격을 부여하는 것과 기존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구제조치다.
양 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전 생애에 걸쳐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에게 필수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서비스이자 권리”라며 “연령을 이유로 서비스 수급에 제한을 두는 조치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4월 20일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조직해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 권리 보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 제도와 재가서비스의 중복수급 우려 등을 이유로 제도 개정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장애인 관련 단체로부터 제도 개선에 대한 건의가 여러 차례 접수됐다”면서 “이에 따른 해결방안을 복지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나 구체적인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