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게이트볼팀의 2번 도진백 선수가 볼 앞에 섰다. 경기 종료까지 30여초 남은 상황에서 상대팀 ‘서울 도봉’과의 점수차는 5점. 단 두 번의 타격이 모두 골폴에 명중해야 역전이 가능했다. 한차례 숨을 고른 도 선수는 첫 구를 침착하게 명중시켰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여초.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그는 마지막 타격을 했다. 2m를 굴러간 볼이 ‘탕’하는 소리와 함께 골폴에 적중했다. 마침 경기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렸고, 결국 경남 합천팀은 최종 점수 14-12로 남성부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경남연합회 소속 응원단과 선수들은 한데 엉켜 짜릿한 역전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강원 춘천서… 전국 시·도 연합회장 전원 참석 ‘축제’
남녀 우수선수에 경남 김인관, 강원 전월선씨 영예

같은 시각, 옆 코트의 여성부 결승전에서 강원 ‘정선 아리랑’팀이 경북 ‘영주 한마음’팀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경기 막판, 정선 아리랑팀 선수들은 득점을 포기하고 방어 태세에 나선다. 자신들의 볼을 게이트와 골폴 주변에 둔 채 상대팀 볼을 아웃시키는데 주력한다. 결국 이 경기는 최종 점수 13-10으로 ‘철옹성’과 같은 수비를 펼친 정선 아리랑팀이 가져갔다. 경기 초반, 양팀 선수들은 긴장 탓에 잦은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정선 아리랑팀은 이내 평정심을 찾았고, 평소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쳐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로써 6월 3일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대통령기 전국 노인게이트볼 대회 남녀 우승팀이 가려졌다.
이번 대회엔 전국 게이트볼 64개팀(남 36, 여 28) 선수 426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경기 예선은 남녀 팀별 링크전으로 치러졌으며, 그 결과 본선에 진출한 남성 12개팀, 여성 10개팀이 토너먼트 대진에 따라 각각 격돌했다.
이 날 오전 10시,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열린 대회의 개막식이 시작됐다.
김완식 강원연합회장의 힘찬 노인강령 낭독 후 이수홍 춘천시지회장이 개회선언을 해 성대하게 막을 열었다.

▲ 6월 3일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남녀 64개팀 선수 426명이 참가한 제15회 대통령기 전국 노인게이트볼 대회가 성대하게 열렸다.

최동용 춘천시장은 환영사에서 “행복의 도시 춘천을 방문한 어르신들께 30만 시민을 대표해 감사인사 드린다”며 “이번 대회는 경쟁과 감동이 공존하는 화합의 잔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강원도는 평창 올림픽 개최 준비로 인한 재정적인 압박과 더불어 가뭄으로 농토가 메마르는 등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도 이번 대회에 많은 지원을 했다”면서 “이런 환경적 어려움에도 운동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노인은 행복한 사람임을 숙지하고 경기에 임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정삼 강원도 행정부지사는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희망의 불꽃을 지필 수 있도록 어르신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해주시길 기대한다”면서 “게이트볼대회를 통해 어르신들이 하나 돼 흥겨운 잔치 분위기로 행사가 끝나길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김진태 국회의원(새누리당)은 “춘천은 국비와 시비로 게이트볼구장 개량 사업을 진행하는 등 게이트볼활성화에 앞장서는 지역”이라고 말한 뒤 대한노인회의 노인 기준 연령 상향 조정을 위한 공론화에 대해 지지한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은 “경기를 통해 서로간의 화합을 다져 모두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고, 김영일 시의회의장도 “다치시는 인원 한명도 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되시라”면서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이날 경기 내내 강렬한 햇볕이 운동장을 내리쬐었다. 남녀 선수들의 유니폼은 땀으로 흥건히 젖었고, 이마에도 굵은 땀방울들이 맺혔다. 자칫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을 정도의 불볕더위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 내내 집중력을 발휘하는 투혼을 보였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볼을 쫓는 선수들의 눈매는 더욱 매서워졌다.
남자 우수선수상을 수상한 경남연합회 김인관 선수는 모든 경기가 끝나서야 손에 든 스틱을 내려놨다. 팀의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경기 내내 날카롭게 유지됐던 눈빛을 풀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여자 우수선수로 뽑힌 강원연합회 전월선 선수는 “모든 동료들이 한마음이 돼 노력했는데 나 혼자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러울 따름”이라며 수상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날 대회에는 이돈섭 대한노인회 부회장, 송태진 충남연합회장, 박병용 대구연합회장, 김규섭 전북연합회장, 황영하 경기연합회장, 김광홍 충북연합회장, 김완식 강원연합회장, 김성헌 서울연합회장, 문우택 부산연합회장, 김경현 인천연합회장, 오병채 광주연합회장, 김 탁 대전연합회장, 염수환 울산연합회장, 강갑구 전남연합회장, 박영일 경북연합회장, 신희범 경남연합회장, 강경화 제주연합회장, 한종률 세종특별자치시 직할지회장, 75개 시·군·구 지회장, 최동용 춘천시장, 김정삼 강원도 행정부지사,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 및 도의원, 연합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해 대회를 빛냈다.

한편 대회 전날인 6월 2일 오후 7시, 이 심 회장은 춘천베어스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 내빈들과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최근 대한노인회가 발표한 노인 기준연령 상향 공론화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이 심 회장은 “대한노인회는 노인 기준연령을 65세에서 점진적으로 높이고 동시에 일자리를 제공해 노인들을 부양받는 대상이 아닌 사회를 책임지는 어른이 되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찬 참석자들은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굴러라 세월아, 열려라 청춘아’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제15회 대통령기 전국 노인게이트볼대회는 대한노인회 주최, 강원연합회 및 춘천시지회 주관으로 열렸고, 보건복지부·강원도·춘천시가 후원했다.

▣ 단체상
◇우승(남) 경남 합천팀 우승(여) 강원정선 아리랑팀
◇준우승(남) 서울 도봉팀 준우승(여) 경북 영주 한마음팀
◇3위(남) 강원 한우리팀 3위(남) 전북 익산팀 3위(여) 춘천 레이디팀 3위(여) 대구 북구팀
◇장려상(5위-남자) 강원 미로면팀, 경기 여주시팀, 인천 청룡팀, 인천 백호팀 장려상(5위-여자) 강원 양양송이팀, 대구 달서구팀, 울산 울주군팀, 전북 전주 북부팀
◇질서상 경기연합회 ◇화합상 인천연합회 ◇입장상 대구연합회
▣ 개인상
◇장수상(남) 광주 북구팀 김성태(1928년생) 장수상(여) 울산 울주팀 강둘분(1934년생)
◇우수선수상(남) 경남연합회 김인관 우수선수상(여) 강원연합회 전월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