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는 최근 이사회에서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조정 공론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는 그간 공론화되지 못했던 사안을 활발한 토론의 길로 끄집어내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간은 평균수명·건강수명 연장으로 '100세 시대'에 살게 됐다. 65세는 체력·외모로 보아 과거 노인과 다르다. 65~75세의 많은 이는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노인 연령 기준 65세는 19세기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가 노령연금을 도입하며 수급 연령으로 정한 나이다. 유엔(UN)은 1950년대 이를 바탕으로 노인 나이 기준을 제시해 유엔 가입국 대부분이 이를 적용하고 있다.

노인 인구 650만인 우리나라는 이대로 가면 3년 후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서울의 경우 노인 인구(123만7181명)가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123만2194명)를 처음 넘어섰다(지난 4월 말 기준). 고령사회가 지속되면 세계 경쟁 구도에서 낙후돼 후진국으로 남게 된다.

노인 나이를 올릴 경우 문제점이 적지 않다. 많은 노인이 노후 대비 없이 경제 발전과 자녀 양육에 몸을 바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65~70세에 속한 170여만명의 노인이 기초연금·장기요양보험 등에서 제외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노인 나이 상향으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지급 연령 상향도 불가피해진다. 50세도 안 돼 회사에서 퇴출돼 연금 수령까지 뚜렷한 대책이 없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불안정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방법은 없지 않다. 단계적으로 서서히 나이 기준을 올리며 문제점을 보완해 국가가 선별적·종합적 판단 아래 지원하면 사회적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다. 노인 나이를 상향하면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대거 은퇴하는 베이비부머 경제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며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하는 '고령화 쇼크'에도 대응할 수 있다.

현재 노인 나이로는 자식 세대에 부담을 키워 국가 미래가 암울해진다. 개인이 잘살아도 국가가 무너지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대한노인회는 '부양받는 노인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사회의 어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해왔다. 노인 나이 상향 조정을 공무원연금 개혁처럼 졸속 처리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과 전문가 논의로 국민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세심한 배려와 정책 연구를 뒷받침할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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